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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VR, 그 또다른 스크린 출현이 가지고 올 서비스 변화 (1)

외국인만 만나면 항상 자신이 없어지는 길동씨. 학창시절부터 그렇게 영어를 신경쓰고 회화학원도 다녔지만 영 진전이 없다. 책을 보고 따라하고 외우고 하지만 그때 뿐, 정작 외국인을 만나면 심장이 떨리고 배웠던 표현들이 하얗게 지워져버린다. 실제로 외국인들을 자주 만나서 영어로 대화하다보면 그런 두려움이 사라질텐데 외국인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고 그런 환경을 접하기가 영 힘들다.전화영어도 수화기를 통해 대화하는 그때 뿐...
 
그렇다보니 영영 정복할 수 없는 산처럼 느껴지던 것이 외국어 공부였는데 최근에 한줄기 희망을 봤다. VR을 통한 영어회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한다. 기어VR과 같은 VR 기기를 쓰면 실제 맨하탄에 있는 까페에 들어간 환경과 똑같이 만들어주고는 그 안에서 외국인에게 주문도 하고 대화도 하면서 회화를 익히는 가상현실 프로그램이란다. 길동씨는 무릎을 쳤다. 그래, 이런 경험이라면 내가 가진 두려움을 날려버릴 수 있겠어~

 

 

 

요즘 어딜가나 화제가 되는 것이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이다. 이세돌9단과 알파고의 대국으로 인공지능이 그에 못지 않은 화제로 떠올랐지만 당장 구체적으로 서비스와 컨텐츠로 만져볼 수 있는 측면에서 가상현실이라는 세상이 좀 더 가까이 와있는 느낌이다.

금년 2016년을 가상현실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는 실질적인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사실 VR(가상현실) 개념이 등장한지는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사물과 환경을 인공적인 시도를 통해 좀 더 현실감있게 느끼려는 시도는 100년도 넘게 더 거슬러 올라간다. 멀게는 1,852년에 독일의 빌헬름 롤만에 의해 개발된 애너글리프(Anaglyph) 방식 (적색과 청색으로 된 안경 방식)스테레오스코피(Stereoscopy) 가 오늘날 3D의 출발이 되었고, 실제로 머리에 쓰고 즐길만한 시스템이 된 것도 1968년 미국 유타 대학의 이반 서덜랜드가 고안한 HMD와 1977년 MIT가 만든 아스펜 무비 맵(Aspen Movie Map) 이라는 시스템이다. 
이처럼 VR의 개념이 제시되고 꾸준히 기술개발이 되어 온 지 한참이 되었는데 이제야 대중화 원년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만큼 일반인이 사용할 정도의 완성도를 갖기가 힘들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물론 이렇게 예측하고도 또 생각보다 컨텐츠의 완성도나 부작용이 커서 대중화가 또 미뤄질 수도 있다.하지만 올해 쏟아져 나오는 각 제조사들의 VR HMD와 시스템들을 보면 분명 쓸만해지는 궤도에 오른 느낌이다.

 

 

 

전세계 VR 시장 규모 전망 (단위 : 달러)

전세계 VR 시장은 오는 2020년에 3,910억달러, 한화로 하면 무려 426조원에 달할 거라는 전망이 나와있다. (2015년 한국정보화진흥원 전망) 현재 VR업계에 투자되는 규모나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이렇게 전망을 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다만 저렇게 큰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재 집중되고 있는 하드웨어의 성장 뿐만 아니라, 컨텐츠와 네트웍,다양한 산업에서의 창작 참여가 같이 이뤄져야 가능할 것이다.

 

구글, Facebook(오큘러스), 삼성전자 등이 앞다투어 VR HMD들과 VR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360도 카메라를 출시하고 있는 2016년 현재, 확실히 하드웨어쪽에서는 대중화의 총성이 울린 듯 하다. 그에 따라 VR플랫폼과 편집 소프트웨어 등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그에 반해 컨텐츠와 서비스쪽은 주로 게임만이 일부 눈에 띌 뿐 상대적으로 느린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많은 이들이 주목할만한 미래라고 이야기하는 영역에 이렇게 기기와 플랫폼이 보급되고 있다면 분명 컨텐츠와 서비스가 큰 붐을 일으키며 따라올 것이다. 우리는 스마트폰 혁명을 통해 이미 그러한 현상을 목도했다. 짧은 시간에 우리 생활패턴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만큼 스마트폰으로 인해 우리가 사용하던 서비스와 컨텐츠가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 뱅킹을 위해 PC가 아닌 스마트폰을 켜는 것이 더 편해졌고 음식주문을 위해 전화가 아닌 앱을 실행한다.

 

Virtual Reality 시대는 그렇게 성큼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우리 삶에 또 한번의 다양한 변화를 일으킬VR. 이번 칼럼에서는 하드웨어뿐만이 아니라, 게임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누리고 있는‘서비스’들이 어떻게 달라질 지 보도록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VR을 또 하나의 ‘스크린(screen)’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인류는 과거 오프라인 공간 혹은 아날로그 공간에서 누리던 삶이 퍼스널 컴퓨터와 함께 한 모니터라는 새로운 온라인 스크린이자 다지털 공간을 만나면서 크게 변화했다. 쇼핑이나 금융, 커뮤니티 등 오프라인에서 누리던 수많은 서비스들이 PC화면 위로 올라왔고 사람들은 발품 대신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 이후2000년대에 와서 진화된 피처폰이 등장하며 잠시 꿈틀대던 모바일 라이프스타일이 스마트폰이라는 걸출한 스크린을 만나 또 한번 폭발적으로 바뀌었다. 키보드 외에 이제 사람들은 손가락 터치로 다양한 경험들을 만들어 내고 있고 최근에는 웨어러블이라는 또 다른 스크린에 주목하고 있다.

 

웨어러블은 비록 스크린 사이즈는 작지만 서비스가 펼쳐지는 장으로서 분명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모든 것을 흡수해버릴 것 같았던 스마트폰이라는 스크린과 공생하면서 모바일 결제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들을 그 어떤 스크린보다도 뛰어난 즉각성과 휴대성을 무기로 수행하고 있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발전하면서 상당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이제 PC 웹브라우저보다도 스마트폰에서의 서비스를 먼저 제공하기 시작했고 O2O (Online to Offline)형태의 융합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여러가지 스크린에 대응하고 있다.

 

이렇듯 새로운 스크린의 출현은 라이프스타일과 함께 서비스 산업에 변화를 요구한다. 스마트폰이 그랬고 웨어러블이 그렇게 하고 있는 것처럼 VR도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도/소매, 운수, 금융,방송통신, 교육, 공공/행정, 보건, 여가 등 산업분류 상 서비스업에 해당하는 다양한 서비스 산업체들은 어떤 변화를 바라봐야 할까? VR이라는 새로운 스크린이 서비스에 줄 변화요소를 조명해보면 힌트가 될 것이다.

 

 

서비스라는 것은 결국 사용자가 유익한 경험을 해야 그 존재가치가 있기에 사용자에게 서비스가 전달되는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를 먼저 봐야 한다. 서비스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크게 5가지,사람과의 인터랙션, 시간과 공간 환경, 감성요소, 그리고 비용이다. 이 5가지 요소들에 가상현실이라는 새로운 스크린이 어떤 의미를 주고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보면 다양한 서비스들이 대응해야 할 변화와 고려할 점들이 보일 것이다.